이번 미니멀리즘 생활 도전기를 이어가며 나는 자연스럽게 미니멀리즘을 하나의 ‘정해진 형태’처럼 받아들이곤 했다. 적은 물건, 단정한 공간, 균일한 색감, 비슷한 패턴의 소비, 단순한 구조의 생활. 그런 요소들이 모두 맞아떨어져야만 미니멀리즘이라는 이름이 붙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날 친구의 집을 방문한 이후,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미니멀리즘의 범위가 얼마나 좁았는지를 깨닫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친구의 집은 내가 상상했던 미니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물건이 적지도 않았고, 색감도 단조롭지 않았으며, 생활 방식도 나와는 꽤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집은 묘하게 편안했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미니멀리즘이 결국 ‘물건이 얼마나 적은가’가 아니라..